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고성능 컴퓨팅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전통적인 반도체 구조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의 CPU, GPU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대표적인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NPU(Neural Processing Unit), PIM(Processing-In-Memory) 등을 중심으로 그 원리와 특징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NPU (Neural Processing Unit) — 인공지능을 위한 전용 프로세서
● 정의 및 등장 배경
NPU는 이름 그대로 신경망 연산에 특화된 프로세서입니다. AI 모델, 특히 딥러닝 연산은 행렬 곱셈 및 대량의 병렬처리가 필수인데, CPU나 GPU로는 처리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AI 전용 하드웨어가 등장하게 된 것이죠.
● 작동 원리
NPU는 벡터 및 행렬 연산을 병렬 구조로 빠르게 처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딥러닝의 핵심 연산인 Multiply-and-Accumulate(MAC) 연산 유닛을 대량 탑재해, 수천 개의 MAC 유닛이 동시에 연산을 수행합니다.
예를 들어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에서의 필터 연산을 병렬로 실행하여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전력 소모도 줄일 수 있습니다.
● 특징
- AI 연산에 최적화: CNN, RNN, Transformer 등 주요 모델 연산에 최적화
- 고속 병렬 처리: 수천 개의 MAC 유닛 병렬 작동
- 저전력 설계: 모바일·엣지 디바이스에서도 효율적인 AI 수행
- 전용 SoC 통합: 최근 스마트폰, IoT 기기에 NPU가 통합되어 출시 중
대표 제품군: Apple Neural Engine, 삼성 Exynos NPU, Huawei Ascend, Google TPU(구조는 다르지만 NPU 개념 포함)
2. PIM (Processing-In-Memory) — 메모리 속에서 연산이 이뤄진다?
● 정의 및 배경
전통적인 컴퓨터 아키텍처는 메모리와 CPU가 분리되어 있어, 데이터를 계속 이동시켜야 하는 '폰 노이만 병목(Von Neumann Bottleneck)' 문제가 존재합니다. 이로 인해 고속 연산일수록 데이터 이동 시간이 전체 속도를 좌우하게 되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PIM입니다. 메모리 내부에 연산 유닛을 내장하여, 데이터를 이동시키지 않고 메모리 안에서 직접 연산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 작동 원리
DRAM 혹은 HBM(High Bandwidth Memory) 내부에 간단한 연산 회로(MAC 유닛, ALU 등)를 포함시켜, 데이터가 저장된 위치에서 바로 연산을 실행합니다. 특히 반복적이고 단순한 연산(예: 벡터 합, 곱 등)에서 효과적입니다.
삼성전자의 HBM-PIM 구조에서는 기존 HBM의 각 뱅크에 PIM 유닛을 추가하여, 대역폭은 유지하면서 연산 병목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구현됩니다.
● 특징
- 데이터 이동 최소화: CPU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 없이 연산
- 전력 효율 개선: 데이터 이동에 소모되는 에너지 절감
- 병렬 연산 구조: 다수의 메모리 블록에서 동시에 연산 가능
- AI, 빅데이터 분석, 엣지 컴퓨팅에 적합
대표 적용 사례: 삼성 HBM-PIM, UPMEM DRAM-PIM
3. 그 외 차세대 반도체들
● TPU (Tensor Processing Unit)
Google에서 개발한 AI 전용 가속기로, 대규모 행렬 연산에 최적화된 텐서 연산 유닛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서버 및 클라우드에서 주로 사용되며, NPU보다 훨씬 큰 연산 규모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 DPU (Data Processing Unit)
DPU는 네트워크, 저장장치, 보안 처리 등 데이터 이동 및 처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프로세서입니다. 서버 간 데이터 전송, 스토리지 접근 등을 CPU가 아닌 DPU가 분산 처리함으로써 서버의 연산 부담을 줄입니다.
대표 제품군으로는 NVIDIA의 BlueField 시리즈가 있으며,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적합합니다.
4. 차세대 반도체의 미래와 전망
차세대 반도체는 단순히 연산 성능 향상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 공간 절약, 특화된 목적까지 고려한 '맞춤형 반도체'로 진화 중입니다.
- AI 중심 컴퓨팅 시대: NPU와 TPU는 딥러닝 처리의 필수 구성요소가 되고 있음
- 엣지 디바이스 수요 증가: 스마트폰, 자율주행차, 로봇 등에 저전력 NPU 탑재 증가
- 메모리 중심 컴퓨팅: PIM은 데이터 중심 시대에 효율적 구조로 각광
- 차세대 SoC의 통합화: CPU, GPU, NPU, PIM, ISP 등이 통합된 종합 패키지 형태로 발전
마치며
차세대 반도체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서 '용도 중심의 최적화'라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이동 중입니다. 특히 AI, 빅데이터, 엣지 컴퓨팅 기술의 확산과 함께, 이러한 특화형 반도체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입니다.
여러분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AI 스피커 속에도 이미 NPU가 탑재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차세대 반도체는 이제 우리 일상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